Page 84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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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학을 배워 3독을 끊어야 합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참선을 하는 사람은 악을 끊지도 않고 선을 닦지도 않으며,
            탐(貪)․진(瞋)․치(痴)3독(三毒)도 버리지 않고,계(戒)․정(定)
            ․혜(慧)3학(三學)도 익히지 않는다고 합니다.그리고는 이것이

            야말로 일성평등(一性平等)이라고 하는데,정말 그렇습니까?”
               나는 말했다.

               “이것은 오래 전부터 자세히 말하고 싶어도 겨를이 없었던
            문제였습니다.마침 지금 질문을 하셨으니 간단하게 대답해 드
            리겠습니다.

               달마대사는 모든 부처님의 심종(心宗)을 깨달은 분이니,외도
            (外道)․2승(二乘)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일심법계(一心法界)
            속에는 부처도 중생도 없습니다.심지어는 생사와 열반도 군더

            더기 말에 불과한데,무슨 악을 끊고 무슨 선을 행하며,무슨
            탐․진․치를 버리고 무슨 계․정․혜를 익히겠습니까?

               요즘 참선을 하는 사람들은 일심(一心)의 요지는 조금도 못
            깨닫고,단지 이 지극한 이치를 훔쳐 마치 자기 견해인 양 떠들
            어댑니다.미친 견해를 일으키고 범부의 망정을 내키는 대로 따

            라가 율의(律儀)를 파괴해서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지니,이야말
            로 호랑이를 그리려다 잘못되어 개를 그린 격입니다.악을 끊고

            선을 닦는 뜻을 알려면 굳이 문자에 의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자기 마음을 부지런히 참구하면 그뿐입니다.그렇게 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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