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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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中 83
히 참구하여 더 이상 참구할 것이 없으면 마음의 눈이 환히 열
려 비로소 악을 끊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선을 닦아야 할지 말
아야 할지를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이는 마치 벙어리가 꿈
을 꾸는 것과 같아서 꿈속에서는 분명히 대상을 보지만,말로는
표현 못 하는 것과 같습니다.그 때문에 확철대오한 사람은 악
과 탐욕이 모두 본인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그렇다면 자
기의 마음에는 끊고 버릴 이치가 없습니다.그러므로 ‘끊어야 할
필요도 없고 버려야 할 필요도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객승이 또 물었다.
“마음을 끊고 버릴 필요가 없다면,갖가지 실천 수행을 해도
방해될 것이 없지 않습니까?”
나는 말했다.
“그대가 한 이 말은 사실이지 불조께서 매우 불쌍히 여기는
것입니다.이는 선악이 모두 자기 마음이므로 마음을 일으켜 끊
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데,어떻게 마음을 일으켜 실천 수행하는
것을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객승이 물었다.
“악․탐 등이 자기의 마음이므로 끊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실천 수행하려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은 분명히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미 존재한 악․탐 등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입니
까?”
나는 말했다.
“그대는 매우 미혹되어 있으므로 다음의 사실을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하겠습니다.모든 악업(惡業)과 탐․진․치와 무명번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