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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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中 87


            은 것을 탐내면 악이라 하고,조용히 심신을 가다듬고 재계를
            지키며 경전이나 읽으면 선이라 합니다.”

               나는 말했다.
               “이 말은 다 선․악의 겉껍데기만 말한 것입니다.선․악의
            속뜻은 이것과는 다릅니다.선․악의 참된 뜻은 별다른 것이 아

            닙니다.생각을 일으키고 마음을 움직여 하고자 하는 일이 대소
            우열에 관계없이 남에게 이익을 주려 하는 것이면 모두 선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짓이면 악인 것입니다.결과적으로
            남에게 이익을 주면 일하는 과정에서 설사 욕을 먹고 배척을 당
            한다 해도 그것은 선입니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아무 말 안

            해도 자신에게만 이로운 일이면,그것은 악입니다.이 때문에 성
            현이 중생들을 교화하여 세상을 구제하느라고 쉴 겨를이 없었던

            것은 모두 지극히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이와는 반대입니다.겉으로 성현처럼 언행을 아름답게
            꾸며도 남에게 이익을 주겠다는 생각이 없으면,이것은 악입니

            다.그런데 더욱이 겉모습마저도 포악하고 성낸 모습으로 쉬지
            않고 날뛰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행동은
            이렇게 하면서도 선이라는 한마디를 기대한다면 하늘과 땅만큼

            간격이 생긴 것이니,어찌 지극한 도를 운운할 수 있겠습니까?”





               11.제자백가(諸子百家)와 참선은 어떤 관계입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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