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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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121
것은 도량이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도량이 크지 못하면 조금이
라도 거슬리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빠진다.기분이 좋지 않으면
하는 말이 온화하지 못하고,말이 온화하지 못하면 분노하는 기
색이 얼굴에 나타난다.심지어는 이를 갈고 팔을 걷어붙이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이처럼 내 그릇의 크기가 이를 용납치 않
아 상대방의 악도 바야흐로 불같이 일어나면 화환(禍患)의 덫에
걸려들지 않을 자가 없다”고 하였다.
소견의 밝음과 어두움은 학문이 제대로 되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학문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소견이 어두워 도량이
좁아지고,학문이 차츰 이루어지는 사람은 소견도 깊어지고 확
연해진다.나아가 학문이 순일(純一)해지면 소견도 넓어져 굉활
하게 되며,학문이 크게 이루어지면 견해는 분명하고 원만해진
다.성인(聖人)은 학문이 크게 이루어진 자이며,지인(至人)은 학
문이 순일하게 이루어진 자이며,현인(賢人)은 학문을 점진적으
로 이루어 가는 사람이며,일반 사람들은 학문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한 자들이다.이렇게 되면 마음의 도량은 자연 작아질
뿐이다.
도량이 한번 좁은 데에 빠지면 넓어지기가 어렵다.그러므로
터럭만큼이라도 이해(利害)를 좇지 않게 늘 함양(涵養)해야 된
다.그러나 마음의 소견은 노력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
니지만 함양의 도는 힘써 실천하고 정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함양이란,첫째 믿음을 근본으로 삼는다.믿음이란 무엇인고 하
니,성인의 말을 전적으로 믿는 것이다.학문이 제대로 이루어지
지 못했으면 소견도 자연 어둡다.마음에 보고 들은 바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