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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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上 31


            니 만고의 아름다운 법이다.이 문에 들어오면 알음알이를 간직
            하지 말라”고 하셨다.여기서 ‘홀로 빛난다’고 한 뜻은 한 몸[一

            體]으로서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신령하고 광채로운 깨달음의
            당체여!하늘에 있으면 하늘과 같고,땅에 있으면 땅과 같다.그
            것은 텅 비어 만상을 머금었고,훤출하게 10허(十虛)를 관통하였

            다.붉은 비단 장막 속에 옥구슬을 뿌리고,무쇠 눈․구리 눈동
            자로도 그 비슷한 것조차 엿볼 수 없다.고목(枯木)이 서 있는

            바위 앞에서 길을 묻지만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빨리 지나가
            니 누구라서 그 단서를 분간하겠는가?
               “신광은 가리거나 감출 수 없고 산호(珊瑚)는 가지마다 달을

            지탱하였다.신광은 혼람(混濫)될 수 없고,부상(扶桑)에서는 밤
            마다 일륜(日輪)이 붉었구나”라 하였다.그러나 이 신광은 하늘

            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땅에서 용솟음친 것도 아니다.그렇다고
            안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외부에서 온 것도 아니다.이 신광에
            의지하여 조화(造化)가 부려지고,이를 말미암아 만물이 생겨난

            다.모든 것을 성취케 하지만,어느 것에 의해서도 성취될 수 없
            는 것이 이 신광이며,일체를 덮을 수 있으나 어느 것에 의해서
            도 덮여지지 않는 것이 이 신광이다.반야(般若)는 중생심(衆生

            心)으로써 깨달을 수 없지만,신광으로는 깨달을 수 있다.또한
            진여는 다른 것에 섞여지지 않지만 신광은 다른 것과 섞여진다.

            서쪽 조사가 칼을 잡으면 부처가 와도 목을 베고,마구니가 와
            도 목을 벤다.그러나 목을 벨 수 없는 것이 있으니,그것이 바
            로 이 신광이다.

               도인이 가는 처소에는 불이 얼음을 녹이는 듯하고,납승(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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