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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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절로 빼어나게 되고,사(事)는 자연히 수승해진다.이(理)가 빼
            어나고 사(事)가 수승해지면 온 법계(法界)안의 한 티끌이라도

            나의 장엄한 세계에 있지 않은 것이 없다.이것을 뚜렷하게 알
            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과 증오가 그의 알음알이를 결박하고,좋
            은 것은 갖고 싫은 것은 버리려는 망상에 어지럽혀진다.그리하

            여 모든 괴로움의 인연과 함께 미래로 들어가 혹독한 고초를 받
            으면서도 정해진 분수의 업이 한결같이 자기에게서 나왔다는 것

            을 끝내 깨닫지 못하니,정말이지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토
            지가 비옥하면 심어진 곡식이 반드시 풍성해지고,샘이 깊으면
            물이 마르지 않으며,저축한 것이 많으면 살림살이가 풍족해지

            듯이,인(因)이 원만하면 그에 따르는 과(果)도 반드시 원만해진
            다.이는 천하고금의 변함없는 진리이다.

               성인은 오랜 세월 동안 공덕을 쌓고 온갖 수행을 닦아 한량
            없는 신명(身命)을 다해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법재(法財)를 모았
            다.모든 복이 빈틈없이 구족하였고,만 가지 덕은 원만하여 세

            간이나 출세간에서 훤출하여 빠지거나 부족한 것이 없다.그 베
            푸는 것이 마치 봄이 돌아온 것 같고,달이 천이나 되는 강에
            나타나듯이 한다는 생각 없이 하고 온다는 약속 없이 오는 것이

            다.대체로 축적된 인(因)이 원만하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과
            (果)도 이렇듯 원만해진다.

               나는 일찍이 가람(伽藍)을 건립하고 탑묘(塔廟)를 세우는 자
            를 자세히 관찰한 적이 있다.혹시라도 사방에서 찾아오는 사람
            이 많지 않거나 그 형세가 미약할 경우는 많은 재물로써 일을

            성취하고,방편으로써 구하며,교묘한 계책을 꾸몄다.심지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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