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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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의 앞길은 험난하여 길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그대가 이렇
다 하면 나는 이렇다 하지 않으며,그대가 이렇지 않다 하면 나
는 이렇다고 하리라.화살이 시위를 떠나지 않았는데도 과녁에
적중하였고,구슬이 독 안에 있는데도 허공을 비춘다.이는 모두
신광이 드러난 것으로서,다른 비술을 빌린 것이 아니다.천하의
참선하는 사람이 말 밖에서 확연히 깨닫지 않고 알음알이[知解]
로써 나의 빛나는 신광의 요지(要旨)에 계합하려 한다면,마음은
날로 수고로워지고 공부는 매일같이 후퇴하리라.이것을 조심하
지 않아서 되겠는가?
8.복과 재앙의 근원은 무엇인가?
산을 옮기는 것도 가능하며,방위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번 정해진 업(業)은 피할 수가 없다.보연(報緣)의 업
은 두 가지가 있는데,그것은 선과 악이다.선하면 복으로 보답
하고,악하면 화로 보답한다.복과 재앙이 동일하진 않지만,모
두 보연에 속하므로 모두 업이라고 이름한다.업으로 정해진 이
치[分]는 길가는 사람이 만나는 경계와 같다.30리에 다리[橋]
하나,50리에 점포 하나를 기준으로 하고,다다른 이수(里數)에
의해서 다리와 점포를 설치한다.이것은 성현이라도 피할 수 없
는 일이다.선악의 생각은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아니고 땅으로
부터 솟아난 것도 아니다.한결같이 미망(迷妄)의 정(情)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