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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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근본적인 수행의 태도는 무엇인가?



               살림살이를 하는 목적은 재물을 모으는 것이고,몸을 섭생하

            는 목적은 원기(元氣)를 기르는 데에 있다.세상에는 근본을 튼
            튼하게 하지 않고 겉모양만 꾸미는 사람이 있는데,이것은 소용
            없게 되거나 망치지 않는 경우가 없다.이웃집에 두 명의 아들

            이 있다고 하자.한 사람은 건강하여 천 근을 들어도 무거운 줄
            모르고 하루종일 일을 해도 피곤한 줄을 몰랐다.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초췌하고 연약하여 일년 내내 병석에 누워 있었다.
            우연히도 의사가 두 사람의 맥을 짚었다.그런데 놀랍게도 의사
            는 건강한 사람에게 말하기를,“시맥(屍脈)을 범하면서 일을 하

            였으니,몸은 비록 건장하나 맥이 병들어 머지 않아 죽을 것입
            니다”하였고,초췌하고 연약한 사람에게는,“6맥(六脈)이 화평
            해서 비록 몸은 병들었어도 맥이 건강하므로 곧 원래대로 회복

            될 것입니다”고 하였다.그랬더니 오래지 않아 과연 의사의 말
            처럼 되었다.몸의 편안함과 위태로움은 맥에 달려 있고,맥의

            상태는 원기에 의해 좌우된다.따라서 근본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관찰해 보건대,교종(敎宗)․선종(禪宗)․율종(律宗)의
            세 종파가 도량을 세우고 전원(田園)을 모은 것은 마치 강한 나

            의 신체와 같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계․정․혜(戒定慧)의 세
            무루학(無漏學)이 바로 나의 맥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혼자

            가만히 채찍질하고 은밀하게 단련하여 굳게 지키고 힘써 실천하
            지 않으면 나의 맥은 머지 않아 병들 것이다.옛날 우리 불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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