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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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上 45


            탄식하며 상을 찌푸리는 자가 있었다.그리고는 이런 질문을 하
            였다.

               “인심은 옛과 같지 않고 세상의 도덕은 날로 문란해져 갑니
            다.그런데도 3백이나 5백씩 대중을 모아 큰 건물을 짓고 예의
            를 극진히 하여 일사일언도 틀리지 않고 서로 완전히 조화롭게

            살아가는 곳이 많습니다.그러나 자기의 주장대로 일이 되지 않
            거나,제가 주장하는 말에 대꾸하지 않으면 매우 분노해서 원수

            보다 더 심하게 굽니다.그 많은 손님을 대하는 주지는 쩔쩔매
            며 뒷바라지를 하는데,그 모습은 마치 봄날 살얼음을 밟듯,호
            랑이 꼬리를 밟듯 조심합니다.이렇게 해서야 어디 해탈을 기대

            할 수 있겠습니까?돌이켜보면 옛날 총림에서는 윗사람과 아랫
            사람이 서로에게 간섭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그런 여풍(餘

            風)을 지금에 와서는 다시 보지 못하겠군요.”
               내가 대답했다.
               “그대의 말은 지나치십니다.그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듣지

            못했습니까?옛 가르침에 ‘사람에게 인연이 있으면 믿기 쉽고,
            법에 인연이 있으면 들어가기 쉽다’고 하였습니다.어떻게 고금
            (古今)과 정법(正法)․상법(像法)의 구분이 있겠습니까?가령 나

            에게 인연과 복이 없으면 수백 년 전 수행하던 대중과 함께 살
            더라도 옛 사람이 또한 지금 사람과 같을 것입니다.인심은 좋

            고 나쁜 것이 없습니다.좋고 나쁨은 단지 내 인연에 있을 뿐입
            니다.나에게 인연과 복이 있으면 천마외도(天魔外道)라 해도 도
            리어 나를 보호하는 무리가 됩니다.그러니 어떻게 순종하지 않

            을 재간이 있겠습니까?이것을 두고 이른바 ‘인연을 만나면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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