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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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그러나 이 이치에 어두운 사람은 쉬운 쪽을 추구할 뿐,일에
            임할 때 경중(輕重)의 구분이 없다.그런 사람은 쉽고 간단한 것

            만 약삭빠르게 하려 한다.그리고는 성공을 하게 되면 마음에는
            승리감이 넘치고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하게 된다.그러다가 어
            느 날 갑자기 쉬운 일은 없어지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그 괴로

            움을 견디지 못하여 의롭지 못한 행동에 쉽게 빠진다.그러나
            이치에 통달한 인재는 보통 사람의 행동과는 다르다.

               비록 어렵더라도 순순히 받아들이고,쉬운 일도 조심해서 처
            리한다.쉬운 일을 조심해서 할 수 있다면 구차하게 얻겠다는
            얼굴을 할 필요도 없으며,어려움도 순수하게 받아들인다면 피

            하려 괴로운 몸짓을 할 필요도 없으리라.나의 천진한 성품이
            희로득실(喜怒得失)에 혼란이 되지 않으면,도는 그 가운데 있게

            마련이다.그러므로 노자(老子)는 말하기를,“쉬움이 많으면,반
            드시 어려움이 많다”고 하였다.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쉬운 것
            만 숭상하고 어려운 것은 등지는 경우가 많다.혹 보를 받는다

            는 이치가 없다면 성인의 말씀도 모두 헛소리가 될 것이다.깊
            이 생각하고 생각해야 한다.





               12.불법에 깊고 얕음이 있는가?




               고창(高昌)땅에서 살던 한 장자(長者)는 평소에 도를 닦을
            뜻이 있었다.귀한 벼슬에 올라서도 성내거나 노한 얼굴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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