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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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下 59


            을 모르겠다면 별도로 소식을 드러내 보여주리라.‘부처님 몸 법
            계에 충만하여’란 더딘 해가 강산에 걸린 것이고,‘일체 중생에

            게 두루 나타나시며’란 봄바람에 화초가 향기로운 소식이며,‘인
            연 따라 감응하여 두루하시네’란 지저귀며 서로 어울려 나는 제
            비이고,‘항상 보리좌를 떠나지 않으시네’는 따뜻한 모래에서 졸

            고 있는 원앙새의 소식이다.이렇게 알아들어야 일체법 수승한
            음성을 들은 것이다.마치 물을 한 움큼 움켜쥐니 손에 달빛이

            그득하다는 소식이다.
               두보(杜甫:712~770)의 시(詩)에 “꽃 속을 노니니 그 향기
            옷에 가득하네[弄華香滿衣]”라는 구절이 있다.그러나 이것은

            “야광주를 굴리고 구슬을 희롱하네[珠轉玉回]”라고 한 것과는 현
            격한 차이가 있다.부처 몸을 알고자 하는가?‘부처님의 몸’이란

            유리궁전에 있는 흰 옥호보배[玉毫寶]이며,연화대 위에 있는 황
            금상(黃金相)이라 해도 일부만을 파악한 것이다.뿐만 아니라 32
            상 80종호까지도 눈 속의 금가루일 뿐이니 모두 관계없는 소리

            이다.무위(無爲)인 ‘부처님의 몸’을 말하자면 그 어느 것에도 속
            하지 않으니 언어문자를 가지고 알음알이를 낸다면 수만 리의
            높은 벼랑에서 떨어지고 말 것이다.

               ‘법계에 충만한 부처님 몸’에 대해 말해 본다면 눈으로는 볼
            수 없고 그렇다고 마음으로도 알 수 없으며,지혜로도 안 되고

            나아가 알음알이로도 이해할 수 없다.오직 운문(雲門:?~949)
            의 “똥 묻은 막대기가 부처이다”는 화두와,동산(洞山:910~
            990)스님의 “부처란 삼[麻]세 근이다”라는 화두만이 좀 나은 편

            이다.그러나 깨달은 사람이 없으니 어찌 하겠는가!깨닫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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