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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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모른 것이다.
당시에 동파거사는 시냇물 소리와 산의 자태만이 광장설인
줄 알았을 뿐,나귀소리․말소리․거위울음소리․까치 우는 소
리․나아가 근심으로 탄식하는 소리․통곡하는 소리․지옥 속
의 창칼이 사람을 찌르는 등의 갖가지 악독한 신음소리가 모두
부처님 말씀인 줄은 몰랐다.또 어찌 산의 자태뿐이랴!크게는
허공,작게는 겨자씨에 이르기까지 법계의 안팎에 있는 모든 모
습 있는 것으로서,특이한 모양과 곱고 추하며 기이한 것과,
청․황(靑黃)과,장․단(長短)내지는 빙하․숯불․누린내․더
러운 것과,눈으로는 살피지 못할 정도의 갖가지 악한 물질 모
두가 청정법신이다.
어찌 몸과 혀뿐이겠는가.코로 들어가는 것도 다 부처님의
향기이며 입으로 씹는 것이 모두 법미(法味)이다.6입(六入)과
12처(十二處)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법성이 혼융하여,털끝만큼의
간격도 다른 것이 용납될 수 없다.이를 두고 “한 모습으로 평
등하여 진정(眞淨)한 무루(無漏)를 원만히 구족한 삼매문(三昧
門)이다”라고 한다.위로부터는 불조가 이 삼매에 의지하여 묽
은 우유를 정제하여 소락(酥酪)을 만들었고,흙을 변화시켜 금덩
어리를 만들었던 것이다.나타났다 숨었다,오므렸다 폈다 등등
의 끝없는 묘한 작용이 한결같이 모두 이 삼매문(三昧門)에서
흘러나왔다. 법화경 에서 말하기를,“오직 이 일승만이 진실일
뿐,나머지 2승(二乘)은 진실이 아니니라”고 했다.바로 지금 하
늘은 덮어 주고 땅은 실어 주며,해가 뜨고 달이 지고,낮은 밝
고 밤은 어두우며,산은 위로 솟아 있고 바다는 옆으로 드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