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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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행[慈物之行] 101
“내가 열반(涅槃)한 뒤에
병든 사람 공양하기를 좋아하라”하셨는데
이는 그러한 이들 중에 성현이 많은 까닭일세.
지금 중운(重雲=智暉)스님의 이 경우는
깨달음의 인연과 부합하니
고금에 이런 일이 매우 많지만
우선 한두 경우를 소개하여
병든 사람을 혐오하고 버리는 자에게 권면하노라.
14.길을 갈 때 우선 비질부터 하다[行先執箒]
당(唐)의 혜빈(慧斌:574~645)스님은 연주(兗州)사람으로 경
론을 박식하게 연구하였다.그 후 오로지 선(禪)을 닦아 자비로
구제하는 일에 힘썼다.여름에 길을 갈 때면 항상 작은 벌레를
다칠까 봐서 비를 잡고 우선 쓸어냈다.또한 시주물을 얻는 대로
아무도 모르게 갖가지 착한 일로 보시하였으며 누설하지 말라
경계하였다.
15.걸인들을 도와 구제하다[贍濟乞人]
당(唐)의 담선(曇選)스님은 고양(高陽)사람으로 흥국사(興國
寺)에 거처하였는데 자비로 구제하기를 좋아하는 성품이라 재물
을 쌓아 두질 않았다.큰 가마솥을 걸어 두고 걸인들이 얻은 음
식을 다 넣고 죽으로 만들어,그들을 모두 앉혀 놓고 스스로 알
맞게 떠먹도록 하였다.그들의 남루한 옷차림에 수척한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