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P. 107
제7장 고상한 행[高尙之行] 107
스님과 함께 여산(廬山)에 거처하고 있었다.
진남장군(鎭南將軍)인 하무기(何無忌)가 심양(尋陽)군수가 되
자,호계(虎溪)에 머무르면서 평소부터 존경하던 혜영과 혜원스
님을 청하였다.혜원스님을 모시고 있던 100여 명의 스님들은 모
두 단정하고 엄숙하여 위엄이 있었다.그러나 혜영스님은 누더기
에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짚고 발우를 지닌 걸승(乞僧)의 모습으
로 소나무 아래에 표연히 이르렀는데,그 태도가 더없이 태연자
약하였다.하무기가 그런 혜영스님의 모습에 감탄하여 대중들에
게 말하였다.
“혜영스님의 맑고 소박한 모습은 혜원스님보다 더 훌륭합니
다.”
찬탄하노라.
혜원스님을 시종했던 100여 명의 스님들은
백련사(白蓮社)의 영현(英賢)들이었네.
그런데도 하공(何公)은 혜영스님을 높이 찬양하는구나.
요즈음의 승려들은
종을 거느리고 일산을 펴 들며
온갖 물건이 든 상자를 걸머지게 하여
높은 사람의 문전에 드나들며
그들의 대열에 끼고자 한다.
이런 승려들을 하공이 보았다면
또 무엇이라고 탄식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