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P. 110

110 치문숭행록


                7.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으나 나아가지 않다[屢徵不就]

                당(唐)때 자장(慈藏)은 신라국(新羅國)사람이다.그윽한 수행

             으로 가피를 나타내 모든 사람들이 믿고 존경하였으므로 왕이
             여러 차례 대궐로 불렀으나 산에서 나오지 않았다.마침내 왕은

             크게 노하여 대신에게 이번에도 나오지 않으면 왕명을 거역하는
             죄로 목을 베어 오라고 명령했다.칼을 가지고 간 대신이 왕의
             말을 전하고 하산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자장은 태연히 이렇게

             말하였다.
                “차라리 하루만이라도 계율을 지키며 살지언정 파계(破戒)하

             고 평생을 살기를 원치 않는다.”
                스님을 죽이지 못하고 간 대신이 이 사실을 빠짐없이 아뢰자
             왕은 크게 감탄하였다.




                8.차라리 죽을지언정 일어나지 않다[寧死不起]

                당(唐)대 선종의 4조(四祖)인 도신(道信:580~651)스님은 황

             매산(黃梅山)에서 30여 년을 머물렀다.정관(貞觀:627~649)연
             간에 태종이 3번이나 조서를 내려 장안으로 오라 했으나 번번이
             병을 핑계하고 거절하였다.황제는 사자에게 칙명을 내리기를,

                “다시 일어나지 않거든 그의 머리를 베어 오라.”
             고 하였다.스님은 목을 내밀고 칼을 받겠다 하였으나 사자는 차

             마 베지 못하고 이 사실을 아뢰니,태종은 탄복하여 진기한 보물
             을 하사하고 그의 뜻대로 따라 주었다.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