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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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어렵고 힘든 행[艱苦之行] 137


             께 생각을 매어 두고 잠시를 떼지 않았다.사위국(舍衛國)에 이
             르러 사나운 코끼리떼를 만났으나 곧 관음보살에게 귀명(歸命)하

             였더니 홀연히 사자가 나타나 코끼리들이 도망을 가 버렸다.항
             하(恒河)에 이르러 다시 물소떼를 만났을 때에도 처음과 같이 귀
             명하자,잠깐 사이에 큰 독수리가 날아오더니 물소들이 놀라서

             흩어져 버렸다.훗날 남천축(南天竺)에서 돌아올 때는 뱃길로 광
             주(廣州)에 도착하였는데,경전을 가지고 왔다.

                찬탄하노라.

                인도구법기[西行傳]를 읽어보았더니

                천 년 지난 오늘에도 눈물이 흐른다.
                바로 지금 읽는 한마디 한마디 경구가
                모두가 선덕(先德)들의 피와 땀이다.
                그런데도 더러는 경솔한 마음으로 대하고
                더러운 손으로 잡으며 불결한 곳에 두기도 한다.

                또 간직하기만 할 뿐 읽지는 않고
                읽어도 실천하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의식(衣食)을 얻고
                명리를 사는 데 쓰고 있구나.

                슬프도다.



                3.불법이 폐지되자 상복을 입다[法滅縗絰]

                수(隋)의 영유(靈裕)스님은 후주(後周)세종(世宗)의 폐불(廢佛)

             을 보고 비감(悲感)을 못 이겨 상복을 입고 머리에 삼으로 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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