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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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선오스님 115
심 없으리라.그러나 방향이 치우치고 삿되어 조석으로 좀스럽게
이끗만을 헤아린다면 이런 사람은 천지 사이에 멀쩡한 몸을 둘
곳이 없을까 내 염려스럽다. 진목집(眞牧集)
3.
도덕과 인의는 유독 옛사람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요즈음
에도 있다.단 지식이 분명하지 못하거나 학문이 넓지 못하며,근
기는 청정하지 못하고 의지는 좁고도 낮은 데다가 힘써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드디어는 성색(聲色)에 끌려가도록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대체로 망상(妄想)과 정념(情念)으로 익힌 것이 두텁게 쌓
여 단번에 제거하지 못한 탓으로 옛사람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
는 것이다. 여경룡학서(與耿龍學書)
4.
고암스님은 법성 고목(法成枯木:1071~1128)스님이 금산(金
山)에 살면서 사치스럽게 낭비한다는 소문을 듣고 길게 탄식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불법에서는 청정과 근검을 귀하게 여기니 이래서야 되겠는가.
이제껏 살찐 말과 날아갈 듯한 옷에 익숙해 온 후학들에게 지칠
줄 모르는 탐심만 더해 줄 뿐이니,옛 분들께 부끄럽지도 않는
가.” 진목집(眞牧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