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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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선오스님 117
아 내린 일들이 전적에 실려 있어 훌륭한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
다.
요즈음에는 제각기 사욕을 따르느라 백장스님의 법규를 크게
무너뜨려 일찍 일어나기를 게을리하고 예불과 법회를 거르는 경
우가 많다.혹은 멋대로 탐욕을 부리면서도 거리낌이 없고,또는
물욕 때문에 시끄럽게 싸우기도 하며 심지어는 편벽하고 추악한
일에 있어서도 못 할 짓이 없게 되었다.
아-아,불교의 큰 가르침이 성대하게 일어나기를 바랄래야 바
랄 수 있겠는가. 용창집(龍昌集)
6.
고암스님이 운거사(雲居寺)에 머무르면서 선방에서 깨달음의
계기를 만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납자를 볼 때마다 그들의
소매를 잡고 정색을 하며 꾸짖었다.
“부모는 그대의 몸을 길러 주었고,스승과 도반은 그대가 지향
하는 목적을 이루어 주었다.배고픔과 추위의 절박함도 없고 징병
을 나가야 하는 수고도 없다.이러고서도 확고하게 정진하여 도업
(道業)을 완성하지 못한다면 뒷날 무슨 면목으로 부모와 스승,도
반을 보겠느냐.”
납자 가운데서는 스님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었
으니,호령이 이토록 엄격하였다.
사방의 식자(識者)들은 스님의 사람됨을 고상하게 여겼다.그리
하여 운거사에서 물러나 천태산(天台山)을 지나는데 따르는 납자
가 50여 명이나 되었고,그 가운데 같이 가지 못하는 자는 울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