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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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운 여본스님 129
절을 하니,성인의 법도를 왜곡시키고 종풍(宗風)을 매우 욕되게
하고 있다.
우리 불도가 쇠퇴함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아-아 슬프다.하
늘도 귀신도 모두 벌을 주리니,만 번 죽어도 속죄되지 않을 사람
은 아첨하는 자가 아니겠는가.”
2.
명교 설숭(明敎契嵩)스님의 원교론(原敎論)에서는 이렇게 말
하였다.
“옛날의 고승들은 천자를 배알해도 신하노릇을 하지 않고 미리
조서(詔書)를 지어 공(公)이니 사(師)니 하고 칭하였다.
제(齊)나라 종산(鍾山)승원(僧遠:414~484)스님은 고조(高祖)
의 수레가 산문에 이르렀으나 법상에 앉은 채 맞이하지 않았으며,
호계(虎谿)의 혜원(惠遠:334~416)스님은 천자가 심양(潯湯)까지
당도하여 조서를 내렸으나 산문을 나가지 않았었다.그리하여 당
세에서는 그분의 사람됨을 높이고 그분의 덕을 받들었다.이 때문
에 성인의 도가 진작되었던 것이다.
후세에 고승을 흠모하는 자들은 벼슬아치들과 사귀면서도 낮
은 사람만큼도 예우를 받지 못했으며,들고 나는 처신은 평범한
사람보다도 자의자득하지 못했다.그러니 하물며 승원스님이 천자
를 뵌 일이나 태연자약했던 혜원스님과 비교가 되겠는가.그러면
서도 우리 불도가 흥성하고 납자들이 수행 잘하기를 바란들 될
수 있겠는가.가르침은 보존하려 하면서 적임자를 구하지 않으면
가르침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생각하면 눈물을 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