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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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당 도행스님 145



                 12.
               영원스님은 납자의 일을 비유로 설명하기를 좋아하였는데,한

            번은 이렇게 말하였다.
               “옛사람도 말했듯이 이 일은 마치 흙인형[土偶人]과 나무인형

            [木偶人]을 만드는 것과 같다.나무인형의 경우,귀와 코는 일단
            크게 해놓고 입과 눈은 우선 작게 만들어 놓고 보아야 한다.어떤
            사람은 틀렸다 하겠지만 큰 귀와 코는 깎아서 작게 할 수 있고,

            입과 눈은 작아도 파내서 크게 할 수 있다.흙인형을 만들 땐 귀
            와 코는 일단 작게 하고 입과 눈은 먼저 크게 만들고자 해야 한
            다.어떤 사람은 틀렸다 하겠지만 작은 귀와 코는 더 빚어 붙일

            수 있고,큰 입과 눈은 좀 떼어 낼 수도 있다.”
               이 말이 소소한 것 같아도 큰 일에 비유할 수가 있다.납자가
            일에 부딪쳐 택하고 버리고 할 때,깊이 생각하기를 싫어하지 않

            는다면 진지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문(記聞)


                 13.

               만암(萬庵)스님이 전송하고 천태산을 넘은 고암스님을 되돌아
            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덕 높은 관수좌(貫首座)라는 이가 있었는데 경성암(景星巖)에

            서 30년 동안 은거하면서 그림자가 산문을 벗어나지 않았다.경용
            학(耿龍學)공이 군수가 되어 특별히 서암(瑞巖)에다가 스님을 모

            시려 하자 게송을 지어 사양하였다.


                 삼십 년 간 빗장을 채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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