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P. 143
설당 도행스님 143
“그대의 마음씀은 실로 보기 드물다 하겠으나 그래도 상주물을
살피고 관리하여 소홀하게 낭비함이 없도록 하라.”
덕용스님은 이렇게 대꾸하였다.
“제가 물건을 낭비하는 것쯤이야 작은 허물이 됩니다만,스님
께서 훌륭한 사람을 존대하고 인재를 대접하심에 있어서는 바다
처럼 산처럼 받아들이셔야 하니,자잘한 일은 묻지 않아야 실로
대덕이라 할 것입니다.”
고암스님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러므로 총림에서는 ‘쓸 만
한 그릇’이라 불리게 되었다. 일사(逸事)
10.
도가 나아가는 방향을 잘 모르는 납자는 스승과 도반을 찾아
서 물어야 한다.한편 선지식은 도(道)자체만으로는 교화하지 못
하기 때문에 납자를 통해서만이 도를 드러낼 수 있다.이 때문에
절을 주관하는 도덕 있는 스승이 법회를 열면 반드시 훌륭하고
지혜로운 납자가 있게 마련이다.이것이 ‘호랑이가 포효하면 차가
운 바람이 따라 일어나고,용이 날면 구름도 따라 일어난다’라고
한 것이다.
옛날 강서(江西)마조(馬祖)스님은 백장(百丈)스님과 남전(南泉)
스님을 통해 자신의 대기대용(大機大用)을 드러냈고,남악(南嶽)의
석두(石頭)스님은 약산(藥山:745~828)스님과 천황(天皇:748~
807)스님을 만남으로써 대지대능(大智大能)이 나타나게 되었던 것
이다.
때문에 천 년에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 사이였으므로 서로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