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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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당 도행스님 141
아도,일에 부딪치면 바깥으로 마음이 치달려서 융화를 어그러뜨
리고 훌륭한 법체(法體)를 잃는다.반드시 불조를 잇겠다는 책임을
생각하여 후배를 인도하려 한다면 항상 자신부터 단속해야 한다.”
광록(廣錄)
7.
응암 담화(應庵曇華:1103~1163)스님이 명과사(明果寺)에 머
무르자 설당스님이 매일같이 그를 찾아가 만났다.이 일을 가지고
더러 이러쿵저러쿵하는 자가 있자,설당스님이 말하였다.
“조카 응암은 사람됨이 이익을 좋아하거나 명예를 가까이하지
않고 먼저는 칭찬했다가 뒤에 가서 비방하지도 않으며,아부하는
모습으로 구차하게 영합하거나 교묘한 말을 할 줄도 모른다.더욱
이 명백하게 도를 보아서 머무르고 떠남에 자재하니,납자들 가운
데서도 만나 보기 어려운 사람이므로 내가 굳이 그를 소중하게
여긴다.” 차암일사(且庵逸事)
8.
배우는 사람은 혈기(血氣)가 심지(心志)를 이기면 소인이 되고,
심지가 혈기를 이기면 단정한 사람이 된다.올바른 인재는 혈기와
심지가 가지런하여 도를 체득한 현성(賢聖)이 된다.어떤 사람이
억세고 괴팍하여 곧은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함은 혈기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며,단정한 인재가 착하지 못한 일을 강요당했을 때
차라리 죽을지언정 마음을 바꾸지 않는 것은 심지가 그렇게 만드
는 것이다. 광록(廣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