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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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선림보훈 중
임명장이 어떻게 청산에 이르렀나
좀스러운 세간사로
임하(林下)의 한가한 일생 바꾸지 말라.
三十年來獨掩關 使符那得到靑山
休將 末人間事 換我一生林下閑
사신의 명령이 거듭 이르렀으나 끝내 나아가질 않았다.그러자
경공은 요즈음의 산중에 은둔하는 진정한 도류(道流)라 경탄하였
다.”
만암스님은 “그곳에도 이 이야기를 기억할 노숙(老宿)이 있겠
지”하고는 이어서 말하였다.
“도의 근본을 체득하지 못하여 생사에 빠지면 부딪치는 경계마
다 마음이 일어나 감정을 따라 사념이 요동한다.그리하여 사나운
마음,의심하는 마음 때문에 아첨으로 사람을 속이려 권세에 붙어
아부하고 명예를 찾아 이익에 구차해진다.이렇게 진실을 어기고
거짓을 좇으며 깨달음을 등지고 세속[六塵]에 합하는 일을 사문
납자라면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도 한마디하였다.
“관수좌도 스님네들 중에 희대의 기상이라 하겠군요.”
일사(逸事)
14.
설당스님은 부귀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교만한 자태가 없었
다.몸소 절약․근검하여 평소에 재물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