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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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당 도행스님 147
오거산(烏巨山)에 머무를 때 납자 하나가 쇠거울을 바치자 스
님은 그에게 말하였다.
“시냇물이 맑아 터럭까지 비추어 볼 만하다.이를 쌓아 둔들
무엇하겠느냐.”
그리고는 끝내 물리쳐 버렸다. 행실(行實)
15.
설당스님은 인자하고 진실[忠恕]하며 인격과 재능 있는 사람을
존경하였고,우스개나 속된 말은 입밖에 꺼내질 않았으며,기세를
부리지도 사납게 노하지도 않았다.세상에 나가느냐 들어앉느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극히 청렴하였는데,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옛사람은 도를 배워 외물에 대해서 담박하여 별달리 좋아하는
일이 없었으며,자기의 권세나 지위를 잊을뿐더러 바깥의 성색(聲
色)을 버리는 데 이르러서는 마치 애쓰지 않고도 저절로 되는 것
같았다.그런데 요즈음 납자들은 기량을 다해도 끝내 어찌해 보질
못하니 그 까닭이 무엇일까?의지가 약하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
며 요긴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행실(行實)
16.
황룡 사심(黃龍死心:1043~1114)스님은 운암사(雲巖寺)에 살
때,집안에서 성내고 꾸짖기를 좋아하였으므로 납자들이 모두 멀
리서 바라만 보고도 슬슬 피하는 사정이라 혜방 시자(惠方侍者:
1073~1129)가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