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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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암 도안스님 191



                 11.
               만암스님은 천성이 어질고 후하며 자기 처신에는 청렴하였다.

               평소에 법문을 하면 말은 간결하나 의미는 치밀하였으며,널리
            배우고 열심히 익혀 철저히 도리를 따져 나갔으며,구차하게 중단

            하거나 허망하게 남의 논리를 따르지는 않았다.다른 사람과 고금
            을 평론하면 마치 자신이 그 사이를 누비고 다닌 듯하여 듣는 사
            람들이 눈으로 직접 본 것처럼 분명히 깨달았다.어떤 납자가 스

            님을 두고 한 말이 있다.
               “세월이 다하도록 참선하는 것이 하루 동안 스님의 말을 듣고
            체득하는 것만 못하다.”                                     기문(記聞)



                 12.
               만암스님이 수좌 변(辯)스님에게 말하였다.
               “원오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요즈음 참선하는 사람들은 절의(節義)를 대단찮게 여기고 염치
            를 차리지 않으므로 사대부들이 업신여기는 경우가 많다.그대도

            뒷날 이렇게 되는 것을 면치 못한다면 벌레와 한 가지일 것이다.
            항상 법도에 맞게 수행할지언정 권세나 이익을 좇느라 남의 안색
            이나 살펴 아첨하지 말며,생사․재앙은 일체 그대로 맡겨 두어

            버린다면 마구니 세계를 벗어나지 않은 채 그대로 부처님 세계에
            들어가리라.’”                                          법어(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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