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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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선림보훈 하
예로부터 방책(方冊)가운데 실린 이름이 모두가 선지식을 찾
아온 사대부이긴 하나,이때 주지는 그들이 참례하는 마당에 속인
으로서 불법을 보호하는 방법만을 대략 거론하여 산문(山門)의 본
의를 빛나게 하였다.이렇게 집안 사람이 집안 일 한두 마디를 담
박(淡泊)하게 하여 상대방이 공경하는 마음을 내도록 하였던 것이
니 곽공보(郭公輔)와 양차공(楊次公)이 백운(白雲)스님을 방문하였
고,소동파(蘇東坡)와 황태사(黃太史)가 불인(佛印)스님을 뵌 경우
가 모두 이런 본보기이다.어찌 유별나게 망령을 떨어 식견 있는
자들에게 비웃음을 샀겠는가. 지림집(智林集)
5.
옛사람은 납자들이 선방에 들어오면 먼저 패(牌)를 걸어 놓고
각각 생사의 큰일을 위해 힘차게 찾아와 결택(決擇)을 구하게 하
였는데,요즈음은 늙었거나 병들었거나를 묻지 않고 모조리 와서
극진한 공경을 바치도록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사향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향기가 나게 마련인데 하필 공식적
인 것으로 몰아갈 필요가 어디 있는가.결과적으로 예의를 따지는
절차 조목만 부질없이 생겨나 손님 쪽이나 주인 쪽이나 편치 않
으니 주지라면 마땅히 생각해야 하리라. 지림집(智林集)
6.
초조 달마(初祖達磨)스님께서는 의발(衣鉢)과 법을 둘 다 전하
였는데,6조 혜능스님에 이르러서는 의발은 전하지 않고 깨달음과
수행방법이 이 도리에 맞는지만을 기준으로 하여 대대로 가업(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