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P. 193
소각 대변스님 193
다.
날더러 초라하다 흉보지 말라
형색이 초라하다고 도마저 궁하겠는가
짚신은 호랑이같이 사납고
지팡이는 용처럼 꿈틀거리네.
勿謂棲賢窮 身窮道不窮
草鞋獰似虎 拄杖活如龍
목마르면 조계수(曹溪水)마시고
배고프면 율극봉(栗棘蓬)삼킨다네
고지식한 돌대가리여
다들 아상에 빠져 있구나.
渴飮曹溪水 饑呑栗棘蓬
銅頭鐵額漢 盡在我山中
혼융스님은 이를 보고 부끄러워하였다. 월굴집(月窟集)
2.
대변(大辯)스님이 혼융스님에게 말하였다.
“조각된 용이 비를 뿌릴 수 없듯,그림 속의 떡으로 주린 배를
채울 수 없듯,납자들이 안에 실다운 덕이 없으면서 밖으로 화려
하고 교묘한 것만을 믿는다면,마치 썩어서 물이 새는 배에다 화
려하게 단청을 하고서 허수아비 사공으로 육지에 닿으려는 것과
같습니다.이는 실로 구경거리야 되겠지만 물을 건너다 갑자기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