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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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선림보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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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간직하고 뜻대로 살다
소각 대변(昭覺大辯)스님
54)
1.
수좌 소각 대변(昭覺大辯)스님이 세속을 떠나 여산(廬山)서현
사(棲賢寺)에 머무르면서 항상 대나무 지팡이 하나와 떨어진 짚신
한 켤레로 다녔다.이런 꼴로 구강(九江)을 지나자 동림사(東林寺)
혼융(混融)스님이 보더니 이렇게 꾸짖었다.
“스님이란 사람들의 모범이다.행동거지가 이 꼴이니 자신을
경박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겠는가.예의 차리는 것이 형편없구
나.”
대변(大辯)스님은 웃으며 대꾸하였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 뜻대로 사는 것이 즐거움이니,내게 무
슨 허물이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붓으로 게송을 써 놓고 가 버렸는데,그 게송은 이렇
*소각 대변(昭覺大辯):대위 법태(大潙法泰)스님의 법을 이었으며,도부(都府)
소각사(昭覺寺)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