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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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암 도안스님 189



               아-아,이 말이 어찌 오늘의 총림에만 해가 되겠는가.참으로
            불법 만세의 병통이다.

               또 번뇌에 꽉 얽혀 있는 범부는 탐하고 성내는 애욕과 나다 너
            다[人我]하는 어리석음[無明]이 생각생각에 마주함이 마치 한 솥

            끓는 물과도 같으니 무슨 수로 식히겠는가.
               옛 성인께서는 필연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있으리라는 것을 잘
            내다보시고 드디어는 계(戒)․정(定)․혜(慧)3학(三學)을 마련하여

            그런 짓을 그만두고 돌이키기를 바랐던 것이다.
               지금의 후학들은 계율을 지키지도 정혜를 익히지도 않는다.도
            는 닦지도 않으면서 오로지 지식만 늘리고 억지 변론이나 하면서

            세속으로 끌려 들어가 잡아당겨도 되돌아올 줄 모른다.이것이 내
            가 말한 ‘만세의 병통’이다.
               바른 발심[正因]으로 수행하는 고상한 납자라면 생사를 한 번

            에 결판내야 하니,성신(誠信)을 간직하여 이 무리들에게 끌려가서
            는 안 된다.그리고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이는 마치 극약을 먹고 싼 똥이나
            독사가 마신 물과 같으니 보거나 들어서도 안 되는데 하물며 먹
            어서야 되겠는가.그 물이 사람을 죽이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식견이 있는 자라면 자연히 그것을 멀리하리라.”
                                                      여초당서(與草堂書)



            * 유마경 에 말하기를 “대승보살(大乘菩薩)은 사창가에 들어가 애욕의 허물을
              보이면서 처자를 두고도 항상 범행(梵行)을 닦는다”라고 하였고, 원각경 에
              서는 “일체의 장애가 바로 구경각(究竟覺)이며,내지는 모든 계정혜와 음란․
              노여움․어리석음이 그대로 범행(梵行)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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