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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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선림보훈 상



            지님으로써 은혜를 실천한다.덕스러우면서도 은혜를 기를 수 있
            으면 굴욕스럽지 않고,은혜로우면서도 덕을 실천하면 은택(恩澤)

            이 있게 된다.그리하여 덕과 은혜가 함께 쌓여 가며 맞물려 시행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굳이 덕을 닦지 않아도 불조와 같은 공경을 받고,
            수고롭게 은혜를 베풀지 않아도 대중이 부모 그리워하듯 한다.그
            러므로 도를 깨닫고자 하는 수행자라면 누구라서 이런 사람에게

            귀의하지 않겠는가?도덕을 전수하고 교화를 일으키려는 주지라
            면 이러한 요점에 밝지 못하고서는 될 수가 없을 것이다.
                                                      여불안서(與佛眼書)



                 7.
               법연스님이 해회사(海會寺)에서 동산(東山)으로 옮겨가자,태평

            불감(太平佛鑑:1059~1117)스님과 용문 불안(龍門佛眼:1067~
            1120)스님이 산마루에 나아가 살피고 맞이하였다.법연스님은 나
            이가 지긋한 주사(主事)들을 모이라 하고 차와 과일을 준비하여

            밤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법연스님이 불감스님에게 물었다.
               “서주(舒州)고을은 풍년이 들었느냐?”

               “ 풍년입니다.”
               “ 태평주(太平州)도 풍년이냐?”

               “ 그렇습니다.”
               “ 그 밖의 다른 농지에서는 벼를 어느 정도 수확하였느냐?”
               불감스님이 잠시 생각해 보고 대답하려고 머뭇거리자 법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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