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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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선림보훈 상



            시 도[宗法]로써 납자를 깨우쳐 주려 하였지 결코 세력이나 지위,
            명성이나 이익 때문에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배우는 사람들은 대도(大道)는 아직 밝히지도
            못하고서 각각 다른 학문을 좇아가 명상(名相)에 흘러 들어갑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소리와 색에 움직여져서 훌륭한 사람과 어질
            지 못한 사람이 잡다하게 뒤섞여 흑백을 가리지 못할 지경에 이
            르렀습니다.덕 있고 연로하신 분이라면 바로 이러한 때에 측은한

            마음을 내어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니,도를 자기의 책임으로 여
            겨,우(禹)임금이 역류하는 모든 강물을 막고 물길을 돌려 틔웠듯
            이 순조롭게 제 갈 길을 찾게 해주신다면 실로 어려움이 없을 것

            입니다.물러나 고요함만을 구하고 편안함을 힘씀은 자기 한 몸만
            착하고자 하는 사람이 좋아할 바이지 총림이 큰스님에게 바라는
            바는 아닙니다.                                  영원습유(靈源拾遺)



                 4.
               회당스님이 하루는 황룡스님의 편치 않은 기색을 눈치채고 물

            으니 황룡스님이 말씀하였다.
               “감수(監收:재산이나 수입 등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직책)일
            을 맡길 만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당스님이 감부사(感副寺:福巖慈感스님을 말함)를 추천하자
            황룡스님이 말씀하였다.

               “감부사는 성미가 급하여 소인들의 꾀에 휘말릴까 염려스럽
            다.”
               회당스님이 “화시자(化侍者:雙嶺佖化스님을 말함)가 청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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