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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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 혜남스님 59



               그러므로 시운(時運)의 막힘과 트임 및 일의 손익이 반드시 사
            람 마음을 원인으로 하는 것이다.말하자면 사람 마음에는 통함과

            막힘이 있으므로 시운에도 막힘과 트임이 생겨나고,일에는 정도
            의 차이가 있으므로 손해와 이익을 보게 되는데,오직 성인이라야

            천하의 마음을 다 아실 수 있다.그러므로 주역(周易)에서도 다
            음과 같이 괘(卦)를 나누고 있다.
               하늘이 아래,땅이 위에 있는 형상을 태(泰:편안함,통함)괘라

            하였고,하늘이 위,땅이 아래에 있는 것을 비(否:막힘)괘라 하였
            으며,그 점괘의 상(象)을 보고 나서 위를 덜어내고 아래를 더해
            주는 것을 익(益)괘라 하였고,아래를 덜고 위를 더하는 것을 손

            (損)괘라 하였다.
               건(乾)은 하늘이고 곤(坤)은 땅이니,하늘이 아래에 있고 땅이
            위에 있는 것은 진실로 제자리가 아니라고 하겠으나 반대로 이를

            태괘(泰卦)라고 하는 이유는 위아래가 서로 통하기 때문이며,주인
            은 위에 있고 손님은 아래에 자리하는 것이 이치로는 맞는 순서

            라 하겠으나 반대로 이를 비괘(否卦)라고 말하는 것은 위와 아래
            가 서로 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천지가 통하지 못하
            면 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사람의 마음이 통하지 못하면 만사가

            화목하지 못하다.
               손괘(損卦)와 익괘(益卦)의 의미도 이와 같다.다른 사람의 위에

            있는 이로서 자신에게는 간략하게 하고 아랫사람에게는 너그럽게
            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기쁜 마음으로 윗사람을 받들 것이니,어
            찌 이것을 익(益)이라 하지 않겠는가?위에 있는 이로서 아랫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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