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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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43
‘도’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그렇다면 누가 이를 바로잡을 수 있
을까?봄이란 겨울에서 비롯되지만 겨울이란 끝이다.천하의 도를
끝맺을 수 있는 분은 오로지 부처님뿐이다.여기에 이르지 못한 자
들은 모두가 이른바 ‘여름 벌레’에 불과할 뿐이다.”
84. 대반야경 의 관/동산 오본(洞山悟本)스님
대반야경(大般若經)에 말하였다.
“응당 욕계(欲界)와 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가 ‘공(空)’임을
‘관(觀)’하여야 한다.대보살인 선현(善現:수보리)은 이 관(觀)을 닦
을 때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았다.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면 경계
를 보지 않고 경계가 보이지 않으면 깨달을 것도 없다.”
또 말하였다.
“허공에 날아올라 자재하게 한참을 날다가 땅에 내려앉는 금시
조(金翅鳥)처럼 비록 허공을 타고 놀지만 허공에 의지하지도 아니하
고 그렇다고 허공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지난날 동산 오본(洞山悟本)스님은 오위편정(五位偏正)으로써 대
법(大法)의 표준을 삼았고,세 가지 번뇌[滲漏]를 기준으로 납자를
분별하였다.이는 억측으로 단정하거나 구차스럽게 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부처님께서 본래 전하신 뜻이다.오늘날 총림에서는 ‘세 가
지 번뇌’라는 말을 들으면 이따금 그를 비웃는 사람이 있으니 설령
오본스님께서 다시 태어난다 하여도 그런 자를 어떻게 할 수 있겠
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