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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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馬祖)스님은 도반이 있으면 올 것이라 하고
팽공에게는 죽을 때 일러준다 하였네
곤한 잠자리에 이가 물기에
손 가는 대로 잡고 보니 벼룩이로군!
馬祖有伴則來 彭公死時卽道
睡裏蝨子咬人 信手摸得革蚤
89.은밀히 전한다는 뜻/양대년(楊大年)
나는 어느 날 밤 한 스님과 양대년(楊大年:楊億)의 불조동원
집(佛祖同源集) 서(序)를 읽다가 “예전에 여래께서 연등 부처님 회
상에서 몸소 수기[記別]를 얻었지만 실제로는 자그마한 법도 얻은
게 없으니 그러므로 ‘대각능인(大覺能仁)’이라 부르게 되었다”라는
구절에 이르러 책을 놓아두고 긴 한숨을 지은 적이 있다.양대년은
한낱 사대부임에도 논변과 지혜가 ‘전할 바 없는 불조의 종지[無傳
之旨]’를 깨달았는데 오늘날 산림의 선승들은 도리어 고개를 들어
남에게서 참선과 불법을 구하니 가소로운 일이다.그러자 함께 있던
스님이 말하였다.
“석두(石頭)스님은 ‘천축 땅 부처님의 마음을 동서에서 은밀히
전하였다[竺土大仙心 東西密相付:참동계 첫 구절]’하였는데,어
찌 스님께서 망언을 하였겠습니까?”
나는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그 글을 잘못 읽은 것이다.이른바 ‘은밀히 부촉했다[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