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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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51
․향기․맛․감촉․법을 물리치고 평안하고 조용한 것으로 공부를
이루었다가 뒤에 가서는 다시 6진(六塵)등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
다.그러다가 부분적으로 어두워져서 그대로 내버려두면 막히게 된
다.이것이 유마경 에서 말한 “육사 외도(六師外道)가 너의 스승이
되는 원인이니 그 스승이 떨어지는 곳에 너 또한 따라서 떨어지게
[隨墮]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먹어야 할 밥을 가려먹는 것이라야 정명식이다.음식이
라는 것도 또한 6근에 관계되는 일이지만 견문각지(見聞覺知)가 그
것에게 더럽혀지지 않았는데도 이를 ‘떨어짐’이라 한다면 이는 다른
것이다.앞서 본분의 일도 취하지 않았는데 그 나머지 일이야 어떠
하겠는가?”
조산스님이 말하는 ‘떨어짐’이란 갈래가 달라서 뒤섞을 수 없다
는 이야기이고 또한 ‘처음 마음[初心]’이라 하는 것은 깨달았다고
하지만 깨닫지 못한 것과 같은 것을 말한다.
91.깨친 후 습기의 존속에 대한 두 견해/규봉 종밀(圭峯宗密)스님
당(唐)상서(尙書)온조(溫造)가 한번은 규봉 종밀(圭峯宗密)스님
에게 물었다.
“이치를 깨달아 망념이 쉬어버린 사람은 다시는 업을 짓지 않으
니,한 세상의 수명이 다하여 죽은 후엔 그의 신령한 성품[靈性]은
어디에 의탁하게 됩니까?”
종밀스님은 서신으로 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