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P. 40
40
하는데 정말인가?”
“ 경문에 분명히 있는데 옳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 그 많은 잿덩이를 어디다 둔단 말인가?”
강사가 혓바닥을 쭈욱 내밀며 헛웃음을 치면서 말하였다.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운암스님 또한 껄껄 웃으며 말하였다.
“그대가 강론하는 것은 종이 위에 있는 말일 뿐이다.”
이렇듯 그는 막힘 없는 논변으로 설법하기를 좋아하여 대답을
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뛰어나고 질문을 하면 학자들이 기가
죽었다.그것은 스승에게 배울 것 없는 본래 지혜[無師自然智]이므
로 보통사람의 지혜와는 비할 바 아니었으니 참으로 당대의 법을
베푸는 공덕주라 하겠다.
14.조사가 제자를 가르치는 뜻/이조 혜가(二祖慧可)스님
이조 혜가(二祖慧可:487~593)스님은 여러 해 동안 알뜰히 스
승을 섬겼다.그리하여 심지어는 눈 위에 서서 팔뚝을 끊는 고행까
지 하였는데도 달마대사는 단 한마디만을 하였을 뿐이다.
또한 우두 나융(牛頭懶融:594~657)스님은 깊은 산중에서 혼자
참선을 하였는데 애당초 스승에게 법을 듣겠다는 뜻이 전혀 없었지
만 사조 도신(四祖道信:580~651)스님은 스스로 그를 찾아가 설법
하였으니 조사들이 제자를 가르치는 때에는 반드시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