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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錄)의 첫머리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태조가 처음 상국사(相國寺)를 찾아갔을 때 승록(僧錄)직을 맡은
찬녕(贊寧)스님에게 물었다.
“부처님께 절을 올려야 합니까?”
“ 절하지 마십시오.”
그 이유를 물으니 찬녕스님은
“현재불은 과거불에게 절하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이를 계기로 그것을 제도화하였다 한다.
두 분의 기록에는 모두 깊은 뜻이 담겨 있으며 결코 멋대로 꾸
며낸 이야기가 아니다.군자는 사람들이 선을 실천하도록 돕는 일을
즐긴다 하니,불선(不善)한 이를 선(善)하게 하는 그것을 긍지로 생
각한 것이다.문충공은 항시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기 어렵다고 한탄
하였다지만 정말 그랬겠는가?
16.유심도리를 깨침/원효대사(元曉大師)
당대(唐代)의 원효(元曉:617~686)스님은 해동(海東)사람이다.
처음 바다를 건너 중국에 와서 명산의 도인을 찾아 황량한 산길을
홀로 걷다가 밤이 깊어 무덤 사이에서 자게 되었다.이때 몹시 목이
말라 굴속에서 손으로 물을 떠 마셨는데 매우 달고 시원하였다.그
러나 새벽녘에 일어나 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해골 속에 고인 물이
었다.몹시 메스꺼워 토해 버리려고 하다가 문득 크게 깨닫고 탄식
하며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