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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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45



            과가 옛날 같지 않은데 어째서일까?모두가 허망하고 어지러운 생

            각으로 마치 곤히 잠든 꿈속의 일과 같아서 마음의 힘이 약하고 어
            둡기 때문이다.아!누구에겐들 충성하고 효도할 마음이 없으랴마는
            유독 왕상(王祥)*이 어름 위에 눕자 잉어가 뛰어오르고 경공(耿恭)*
                                                                        6)
                           5)
            이 우물에서 축원하자 맑은 물이 솟구쳐 오른 것은 왜일까?하나에
            마음을 쏟았기 때문에 신령한 영험의 응보가 마치 그림자와 메아리
            처럼 빨랐던 것이다.





              19.참선과 깨침의 관계/달마(達磨)스님



               보리 달마스님이 과거 양(梁)나라에서 위(魏)나라로 가는 도중에
            숭산(嵩山)아래를 지나다가 소림사에 머물렀는데,그곳에서 주장자
            를 기대어 놓고 벽을 향하여 앉아 있었을 뿐이지 참선을 익힌 것은

            아니었다.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사람들은 그 까닭을 까마득히
            모르고서 이 일을 가지고 달마스님이 참선을 하였다고 말들 한다.

            선(禪)이란 여러 수행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 어떻게 참선으로 성인
            의 도를 다할 수 있겠는가?그럼에도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


            *서진(西晋)때 태보(太保)를 지낸 왕상(王祥)은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의 계모가 생선을 먹고 싶어하였을 때,어름 위에 누워 녹기를 기다려 어름
              을 깨고 잉어 두 마리를 잡아다 드렸다는 고사가 있다.
            *경공(耿恭):동한(東漢)부풍(扶風)무릉(茂陵)사람으로 자(字)는 백종(伯宗).
              명제(明帝)때 북쪽 흉노의 침입을 받아 군사 수백 명을 거느리고 반 년 동안
              성을 지켰다.성안에 식량과 물이 끊겼는데도 우물을 파고 무기를 땔감으로
              쓰면서 구원병이 올 때까지 결국 13명이 지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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