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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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였고,역사를 쓰는 자도 덩달아 선승의 전기를 쓸 때면 마른 나무나

            꺼진 재와 같은 무리로 만들어 버렸다.그렇다고 성인의 도가 선(禪)
            에 그치는 것도 아니지만 한편 선을 어기는 것도 아니다.이는 마치
            역(易)이 음양에서 나온 것이지만 또한 음양을 떠날 수 없는 것과

            같은 예이다.




              20.홍인스님의 내력/오조 홍인(五祖弘忍)스님



               옛말에 의하면,사조 도신(四祖道信)스님이 파두산(破頭山)에 있

            을 무렵 그 산중에 이름 없는 노승 한 분이 있었는데 오로지 소나
            무만을 심었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소나무 심는 도인[栽松道者]’이
            라 하였다.어느 날 그는 사조스님에게 “설법을 좀 해주십시오”하
            고 청하였더니,“그대는 이미 늙었으니,도를 듣는다 한들 널리 펼

            수 있겠는가.혹시 그대가 다시 태어나 찾아온다 하여도 늦었다고
            생각하리라”하였다.

               노승은 마침내 그곳을 떠나 시냇가에서 빨래하는 한 처녀를 보
            고서 정중하게 물었다.
               “하룻밤 묵어 갈 수가 있겠소?”
               “ 저의 집에 어른이 계시니 가서 부탁해 보시오.”

               “ 그대가 응락한다면 가보겠소.”
               그러자 처녀는 고개를 끄덕여 그러라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노승

            은 지팡이를 휘두르며 그곳을 떠나갔다.그 처녀는 주씨(周氏)집안
            의 막내딸이었는데 집에 돌아오자 아기를 잉태하니,그의 부모는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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