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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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65
장경 혜릉(長慶慧稜:854~932)스님은 말하였다.
“28대 조사들이 모두 마음 전하는 설법을 하였지 말 전하는 설
법을 하지는 않았다.말해 보라,마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겠는가?
만일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는 말이 없다면 어떻게 ‘통달한 자[達者]
’라 이름할 수 있겠는가?”
또한 운문(雲門)스님은 말하였다.
“만일 이 일이 말에 달려 있다면 3승 12분교(三乘十二分敎)를
놓고 어찌 말이 없다 하겠는가?그런데 어찌하여 ‘교외별전(敎外別
傳)’을 말하겠는가?만일 배워서 깨우치는 지혜[學解機智]에 의지한
다면 10지성인(十地聖人)정도의 경지를 얻는 데 그칠 뿐이니,그들
은 구름 일듯 비 쏟아지듯 유창하게 설법하여도 오히려 견성(見性)
에 있어서는 얇은 천으로 가리고 보는 격이라는 꾸지람을 부처님께
들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이 일체가 마음을 가지고 있다[一
切有心]고 하지만 저마다 천차만별이다.비록 그렇다 하나 만약 깨
달은 사람이 불을 이야기한다 하여 그의 입에 불이 붙은 일이 있었
는가?나는 항상 “납자들이 이 점에 투철해야 비로소 제불은 설한
법이 없음을 알아 법을 설하는 법신[言說法身]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법을 설하는 법신이란 무엇일까?
“머리 잘린 뱃사공이 양주로 내려가도다[斷頭船子下楊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