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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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머무르는 대로 나타나는 선과 악/노안(老安)스님


               노안(老安:582~709)국사가 말하였다.

               “금강경 의 ‘머무르는 바 없이 마땅히 그 마음이 난다[應無所

            住而生其心]’고 한 가운데 ‘머무르는 바 없는 것’이란 색에도 머무
            르지 않고 소리에도 머무르지 않으며,미혹에도 머무르지 않고 깨달

            음에도 머무르지 않으며,체(體)에도 머무르지 않고 용(用)에도 머무
            르지 않음이다.‘그 마음이 난다’라는 말은,일체 법 그대로에서 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선에 머물러 마음을 내면 선이 나타나고,

            악에 머물러 마음을 내면 악이 나타나서 본심은 숨어 버리게 되니,
            머무르는 바 없으면 시방 세계가 오로지 한 마음일 뿐이다.”
               그러므로 조계스님의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깃발이 나부끼는

            것도 아니오,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진실로 알 수 있
            겠다.
               또한 수산주(修山主:紹修,唐末五代 때 사람)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지었다.


                 바람 부니 마음이 나무를 흔들고
                 구름이 피어나니 성품이 티끌을 일으킨다
                 오늘의 일을 밝히려 하면
                 본래의 사람을 어둡게 하리라.

                 風動心搖樹 雲生性起塵
                 若明今日事 暗却本來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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