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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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23
68. 금강경 에서 설한 중생
금강경(金剛經)에 말하였다.
“그때 혜명 수보리(慧命須菩提)가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자못 많은 중생들이 미래세(未來世)에 이 설법을 듣
는다면,신심이 생겨날 수 있겠습니까?’
‘ 수보리여,그들은 중생이 아니며,그렇다고 중생이 아닌 거도 아
니다.무슨 까닭인가?수보리여,나 여래는 이렇게 말하노라.중생
중생이라 함은 중생이 아니니 그러므로 중생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경문의 뜻은 매우 심오하다.옛 성현의 말씀은 비밀하고 그
뜻은 오묘하기에 많이 배운 학인들도 부처님의 뜻은 끝내 밝히지
못하였는데 정림(定林)노스님만은 이를 해석하였다.
“혜명보살[수보리]이 보는 중생이란 제5대(第五大)제6음(第六陰)
제7정(第七情)중에 누구이겠는가?중생의 입장에서 중생을 보고 허
망하게 있다[有]고 하면,이때 중생이란 혜명보살이 보는 중생이 아
니라 중생이 보는 중생일 뿐이다.그러므로 중생 중생이라 할 때 그
것이 중생이 아니여야 비로소 소위 중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이
제 이 법문을 듣고 조금이라도 본래의 성상(性相)을 깨달았다면 어
찌 신심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혜명보살이 중생을 있다고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중생을 제도하겠는가?중생에게는 중생이 있지만
중생이 있는 것이 아니며,혜명보살에게는 중생이 없지만 중생이 없
는 것이 아니다.이러한 이치로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