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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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하 125



            깨달아 일찍이  금강반야경 에 소(疏)를 붙였는데 정밀하고도 넓으

            며 깊고 미묘하여 법의 체상(體相)을 극진히 설명하였다.이에 많은
            법사들은 모두 그의 경지를 엿볼 수 없었다.
               당 명황(明皇:玄宗)도 경전의 이치에 마음을 두어 손수  금강

            반야경 에 주석을 붙였는데,“이 사람은 지난 생의 죄업으로는 응당
            악도(惡道)에 떨어져야 하겠지만 이번 생에서 사람들에게 멸시당하
            는 정도로 지난 생의 죄업이 소멸되리라”한 구절에서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스님에게 묻자 이렇게 답하였다.
               “부처의 힘이며 법의 힘이란 3현 10성(三賢十聖)도 헤아릴 수 없
            습니다.폐하께서는 지난날  반야경 의 가르침을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다시 주석하는 마음에 잠기시면 저절로 뜻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에 명황은 붓을 놓지 않고 글을 썼다 한다.

               하늘이 스님께 내려준 신비한 깨침의 논변은 단 한 번의 응답으
            로 말끝에 해묵은 의혹을 쓸어버리고 눈앞에 반야를 들추어 주었으
            니,이 어찌 생각하여 뜻으로 이해하는 무리들과 같이 평가할 수 있

            겠는가.




              71.운문스님의 「고감송」



               운문(雲門)스님은 때때로 납자들을 이리저리 훑어보고[顧]“살펴

            보아라[鑑]!”하여 그 스님이 무어라고 대꾸하려 하면 “이(咦:떨어
            내는 한마디)!”하고 소리쳤다.그리하여 후학들은 그것을 기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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