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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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를 지어 「고감송(顧鑑頌:顧鑑咦頌이라고도 함)」이라 하였다.그

            런데 스님의 상수 제자 덕산 원명(德山圓明)스님이 「고감송」에서
            ‘고(顧)’자를 빼고[抽]「감(이)송」이라 하였다.그래서 사람들은 그것
            을 「추고송(抽顧頌)」이라 하고,이를 계기로 게송을 지어 사방에 퍼

            뜨리면서 ‘대전상량(擡箭商量:알음알이를 떨어낸다는 뜻)’이라고도
            하였다.그 게는 다음과 같다.



                 서로 만나 눈썹 까딱하지 않고
                 그대는 동쪽으로 나는 서편으로
                 붉은 노을은 푸른 바다를 뚫고 지나고
                 태양은 수미산을 맴돈다.

                 相見不揚眉 君東我亦西
                 紅霞穿碧海 白日遙須彌


               운암 극문(雲庵克文:1025~1102)스님도 게를 지었다.



                 운문의 추고송은
                 그 내력이 있어
                 분명하니
                 그만두어라,그만두어라.

                 雲門抽顧 自有來由
                 一點不到 休休休休


               오늘날의 스님들은 이를 허망히 여겨 그 뜻을 물어보면 흔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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