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2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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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닮지 않았다면 이 족자를 불태워 버리리라.



                 衲子無處摸索 畵師筆筆畵着
                 山僧醉眼難憑 付與衆人彈駁
                 似則打殺靈源 不似巾登子燒却




              25.관음보살화상찬병서(觀音菩薩畵像讚并序)



               대관(大觀)4년(1110)봄 2월 무자(戊子)일 저물녘에 병든 중 나
            혜홍은 세상에 버림받아 옥중에 누워 꿈을 꾸었는데,꿈속에서 어딘

            가를 찾아갔었다.아늑한 정원이 그지없이 고요하기만 한데 한 스님
            이 조용한 방으로 안내하였다.촛불을 켜들고 벽 위를 보니 종산 개
            선사(鍾山 開善寺)보지(寶誌)보살의 영정이 걸려 있었다.기쁜 마음

            에 그 영정을 가졌으면 하였더니 영정이 저절로 손위에 떨어졌다.
            그러나 다시 펼쳐 보자 손에는 열두 얼굴을 가진 관세음보살상으로
            변하였다.깜짝 놀라 깨어 보니 때는 야반 삼경이었다.
               그해 3월 갑진(甲辰)일에 남주(南州)의 덕봉(德逢)스님이 서신을

            보내어 안부를 묻고 이어 말하였다.
               “나는 의발(衣鉢)을 제자에게 물려주고 연수사(漣水寺)를 찾아가

            관세음보살상을 그렸는데 그 탱화는 장엄하기가 천하 으뜸의 솜씨
            였다.”
               그리하여 나는 지난날의 현몽을 생각하며 탱화를 보내준 날짜를
            물어보니,꿈꾸었던 그날 저녁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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