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6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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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감로멸재명병서(甘露滅齋銘并序)



               정화(政和)4년(1114)봄,나는 바다 건너 돌아오면서 형악(衡岳)

            을 지나는 길에 방광사(方廣寺)예(譽)스님을 만나 영원려(靈源閭)
            아래에 머무를 집을 마련하고 감로멸(甘露滅)이라 이름지었다.
               도인 법태(法太)가 그 뜻을 설명해 달라 청하기에 내 그에게 말

            하였다.
               “삼조 승찬(三祖僧璨)스님은 북제(北齊)의 천평(天平)2년(556)에
            소림사에서 법을 얻은 후 환공산(晥公山)에 은거하며 죽을 때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았고,혜안(慧安)스님은 수문제(隋文帝)가 개황(開
            皇)7년(587)에 천하의 모든 사제(私製)도첩(度牒)을 지닌 승려를
            조사할 때,내 본디 이름이 없다 하고 마침내 숭산에 은둔하였다.

            두 스님은 이름과 누를 싫어하며 그렇게 도학에 한결같이 정진하였
            으니 나는 참으로 그 분들을 흠모한다.”
               이에 명을 쓰는 바이다.



                 내,듣자 하니 감로수를
                 마시기만 하면 불로장생한다는데
                 적멸법계에도
                 그런 이름 있도다.


                 적멸로써 태어나고
                 곡신(谷神)으로써 죽지 않음을
                 오직 부처님과 노자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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