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9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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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편 임간록 후집 229



            적이 있었는데,지금 이 관세음보살상도 유독 원감스님에게 머무르

            고 있으니,모두가 보살과 큰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그렇지 않다면
            부처님의 마음에 어찌 사람과 장소를 가리어 피하거나 찾아갈 리
            있겠는가?”

               이에 명을 쓰는 바이다.


                 내 듣자니 보살이 예전 수행을 닦던 때
                 공양했던 부처님 ‘관음’이었네
                 듣고 생각하고 수행하여[聞思修]마음 깨닫고

                 마음이 정밀해져서 들음을 버려 도를 얻었네.


                 견문각지를 바꿀 수 없음이
                 마치 동서남북이 고정된 것과 같았으나
                 여기에서는 들음을 버리라 하니
                 사람을 망연자실 의문 속에 빠지게 하네.


                 용이란 본디 귀가 없지만 정신[神]으로 듣고
                 뱀 또한 귀 없지만 눈으로 들으며
                 소는 귀가 없는 까닭에 코로 듣고
                 개미는 귀가 없어 몸으로 들으니
                 6근의 통용됨이 이와 같은데
                 들음을 버리지 못할 이치 어디 있겠나.



                 어둡고 못난 여러 축생들까지도
                 정묘한 이치는 끊임없는데
                 하물며 자재(自在)한 자비 지혜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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