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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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밥이다 하고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므로 어린아이는 밥을

            잊지 못하고 생각해 오다가 재가 되어 버린 줄을 알고서 아무런 생
            각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 일로 살펴보면,삼계(三界)의 생사에 집착하는 것은 모두가

            생각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그러므로 예전에 불법을 통달한 대
            사들이 임종 때에 초연하게 여유가 있었던 것은 별다른 도가 있는
            게 아니라 다만 불법의 근원을 알았기 때문이다.





              10.총림에 잘못 전해 오는 이야기들/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



               총림에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석두 희천(石頭希遷:700~790)
            스님이 자신을 범에게 보시하며 축원하기를,“우리 선종을 뒷날 세
            상에 크게 떨치게 하려면 내 발부터 먹어라”라고 하였더니,그 말대

            로 범이 스님의 발부터 먹었다고 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웃은 적이 있었다.소성(紹聖:1094~

            1098)초에 나는 남대사(南臺寺)를 행각하다가 현태 포납(玄泰布納)
            스님이 석두 명(石頭明)스님에게 올린 제문을 살펴보니,그곳에는
            명스님이 범에게 자신을 보시한 사실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그런데 후세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명백하게 알지 못하고 드디어 명

            스님의 일을 석두 희천스님의 일로 착각하게 된 것임을 알게 되었
            다.

               또한 청량 법안(淸涼法眼:885~958)스님은 임종 때에 이국주
            (李國主)에게 서신을 보내어 이별을 고하니,이국주가 스님의 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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