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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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가?응해야 할 대상에 따라 설법하는 것이다”한 것이 바로 이러

            한 뜻이니 설법하는 사람이 상대의 근기[根性]에 따르지 않을까 걱
            정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또한  법화경(法華經)에 경계하기를,“만일 부처만을
            찬양하고 중생을 고통 속으로 빠뜨리면 불법을 믿지 않게 되어 법
            을 깨뜨리고 불신하게 된다”하였습니다.
               이것은 설법자가 그 병을 구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법을 듣

            는 자도 불법에 믿음을 내지 못하여 죄악에 빠져들까 걱정한 것이
            니 부처님의 부촉(付囑)이 어쩌면 이다지도 간곡하겠습니까.
               왜 그렇습니까?


                법왕경(法王經)에 말하였습니다.
               “사람의 근기를 고정해 놓고,소승인에게 소승을 설하고 대승인
            에게 대승을 설하고 천제에게 천제를 설하면 이는 불성을 끊고 불

            신(佛身)을 없애는 일이다.이렇게 설하는 사람은 마땅히 백천만겁
            동안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설령 불존이 다시 세상에 나온다 하
            더라도 지옥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며,만일 그가 인간으로 다시 태

            어난다면 입술과 혀가 없는 업보를 받을 것이다.무슨 까닭인가?중
            생의 성품이 바로 법성이니 그것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데 어찌
            그 가운데 병과 약을 분별할 수 있겠는가?”

               또 말하였습니다.
               “많은 불법 가운데 만일 높낮이가 있다 한다면 삿된 말이니 그
            의 입을 찢고 혓바닥을 두 동강이 내어야 할 것이다.무엇 때문인

            가?일체 중생의 마음에 때가 묻으면 모두가 더럽고 마음이 청정하
            면 모두가 깨끗하기 때문이다.만일 중생에게 병이 있다면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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