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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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오가정종찬 상


               “주인 중의 주인[主中主]이란 무엇입니까?”

               “ 세 머리 여섯 개의 팔로 천지를 떠받들고 화난 나타(那吒:부
            처의 수호신)는 제석천의 범종을 마구 두드린다.”


               한 스님이 물었다.

               “학인이 힘 쏟아야 할 곳[著力處]은 어디입니까?”
               “ 가주(嘉州)에서는 큰 관음상을 두드린다.”

               “ 학인이 몸을 바꾸는 곳[轉身處]은 어디입니까?”
               “ 섬부(陝府)에서는 무쇠소에 물을 댄다.”
               “ 학인에게 가까운 곳[親切處]은 어디입니까?”

               “ 서하(西河)에서는 사자놀이를 한다.”



               북쪽 지방의 지독스러운 추위 때문에 스님은 야참법회를 그만
            두었는데 이역승(異域僧)한 사람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찾아와 말
            하였다.
               “이 회중에는 여섯 명의 대사가 있는데 어찌하여 설법을 하지

            않는가?”
               말을 마치자 공중으로 사라져 버렸는데 스님은 게송으로 이를

            기록하였다.


                 이역 스님이 금지팡이 휘두르며
                 법문을 청하고자 분양 땅에 왔네
                 여섯 사람이 큰 그릇 이룬다고
                 나더러 설법하라 청하시네.
                 胡僧金錫光 請法到汾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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